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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탈핵 기자회견문) 일방적으로 수립된 박근혜 정부의 각 지역별 임시저장시설 계획, 전면 백지화하라
올   린   이   울산 산추련 작 성  시 각  2018-02-27 오후 3: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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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자 회 견 문 -

문재인 정부는, 기존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

일방적으로 수립된 박근혜 정부의 각 지역별 임시저장시설 계획, 전면 백지화하라!
‘중·저준위 방폐물 유치지역지원법’ 취지에 위배되는, 경주 맥스터 추진 계획 즉각 중단하라!


고준위 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인류가 직면한 난제 중 난제이다. 핵발전을 시작한지 60여년이 지났지만, 세계적으로 고준위 핵폐기물은 윤리적, 기술적 문제점만 확인한 채 해결의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치명적인 방사선 독성과 엄청난 고열을 내뿜는 고준위 핵폐기물은 최소 10만년 이상 인간사회와 생태계로부터 격리시켜야 하지만, 안전하게 관리할 방안을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현 세대의 편의를 위해 미래세대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떠넘기는 것은 심히 부당하다.

한국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의 핵폐기물 관리정책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정부의 핵폐기장 부지 선정과정은 ‘일방적인 부지선정→지역주민들의 반발→백지화’라는 악순환을 반복하며,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했다.

우여곡절 끝에 2005년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로 경주가 선정되었지만, 부실한 지질암반과 대량의 지하수 유출로 인해 완공 후에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연이어 발생한 경주·포항 인근의 대규모 지진은 해당 지역주민들을 비롯해 전 국민적인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핵발전소 건설·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회적 합의를 통한 핵폐기물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핵발전소의 운영과 핵폐기물 처분의 문제를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일부 핵발전소 소재 지역의 사안으로 국한시키며, 경제적 보상을 빌미로 해당 지역이 어쩔 수 없이 떠안도록 강요해왔다. 이것은 명백한 지역차별로 더 이상 이런 행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대책 없이 핵폐기물을 양산해내고 있는 핵발전소를 하루빨리 멈추고, 어떻게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을지 그 해법을 온 국민과 함께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이런 사회적 요구를 민주적으로 풀어가지 못했다. 시민사회를 배제한 채 핵발전을 옹호하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를 구성했고, 그 운영조차 돈과 상품권을 미끼로 학생·주민을 동원해 토론회의 횟수와 숫자를 채우는 등 졸속으로 일관하였다. 결국 20개월의 시간과 약 100억원의 혈세만 낭비한 채, 안 하느니보다 못한 공론화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일방적이며 졸속적으로 구성·운영된(2013.10~2015.6)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의 ‘권고문’을 토대로 만들어진 정부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2016.5)’ 역시, 서울에서 단 한 차례 용역들과 무선마이크를 동원한 날치기 공청회(2016.6)를 거쳐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심의·확정되고 말았다(2016.7). 그리고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2016.11)에서 정부입법으로 발의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선정절차 및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현재 국회 해당 상임위에 계류 중에 있고, 일부 야당과 의원들로부터 심의를 종용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기존 핵발전소 부지에 설계수명 50년짜리 ‘임시’저장시설을 일방적으로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운영한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 보고서에서조차, 기존 핵발전소 지역이 모두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고 적혀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정반대되는 계획을 입안한 것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기존 핵발전소 모든 지역에 해당 지역주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고준위 핵폐기장이 들어서게 된다.

‘임시’라고는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계획대로 2028년 고준위 중간·최종 처분장을 선정하지 못한다면, 혹은 선정했더라도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그 계획이 표류라도 하게 된다면, 이미 건설된 ‘임시’저장시설은 어느 순간 ‘영구’처분시설로 돌변할 수 있다.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과제 중 하나인 ‘사용후핵연료 재공론화’를 거론하며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재수립과 별개로 기존 핵발전소 소재지별로 지역위원회를 구성해, 임시저장시설 건설여부를 공론화하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공명정대한 민주적 절차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방안을 마련하기도 전에, 기존 핵발전소 지역에 영구저장시설이 될 수도 있는 ‘임시’저장시설을 짓겠다는 것은 지역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폭력적인 발상이다.

애초에 핵발전소 건설 시, 핵폐기물을 해당 지역에 임시·영구적으로 저장·처분하겠다는 계획은 없었다. 권위적인 정권 시절, 지역주민들의 선택권 없이 일방적으로 지정·건설된 것이다. 정치·경제·사회적 영향력이 미약한 핵발전소 지역주민들의 희생을 이렇게 반복적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이런 지역차별의 구조를 외면한 채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 문제를 지역주민의 일로 내던져 버린다면 경제적인 보상을 기대하는 주민들과 환경·안전성을 우려하는 주민들 간 첨예한 분쟁으로 지역사회는 초토화될 것이다. 우리는 탈핵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핵마피아의 압력에 떠밀려 지역주민을 궁지로 몰아넣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사건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몰락하고 말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월호보다 몇 배나 폭발력이 큰 사안인 고준위핵폐기물 문제를 신중히 다루어 줄 것을 당부한다.

한편, 현재 초미의 관심사는 경주지역 대용량 건식저장시설 ‘맥스터’ 추가 건설 문제이다. 경주지역은 2005년 중·저준위 방폐장을 유치했고,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지역의 유치지역에 대한 지원특별법’ 제18조에 ‘사용후핵연료의 관련 시설은 유치지역에 건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 ‘관계’ 시설이란 이름으로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인 캐니스터 약 300기 이상과 대용량 임시저장시설인 맥스터 7기를 이미 건설·운영해왔다.

이는 과거 정부들이 관련 법률 등을 편의적으로 해석하고, 국민과 지역주민들을 우롱하며 추진해온 핵발전 ‘적폐’ 중 하나이다. 더불어, 국제적으로 중간저장, 최종처분이란 개념이 통용되고 있는 데, 이와 별개로 ‘임시저장’이란 개념을 새롭게 만들어 중간저장시설에 걸맞는 안전조치, 건설계획 및 주민동의절차 등을 회피하는 것 역시 재검토되어져야 할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가 핵발전소 운영과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에 대해 국민과 지역주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이전 정부보다 한층 더 높은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경주의 이 편법적인 ‘임시저장’시설 문제를 바로잡아가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오늘 우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된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 권고안에 기반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선정절차 및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법률안’ 모두를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문재인 정부에게 강력하게 요구한다.

경주를 비롯한 기존 핵발전소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핵발전소 내 임시저장시설 홍보와 협의도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아직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 문제가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하위 계획인 임시저장시설이 추진되는 것은 해당 지역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폭력이자, 지역주민들간 대규모 분쟁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핵발전소 인근 지역대책위와 종교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이 기자회견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고준위 핵폐기물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선언한다.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는 경주, 영광, 기장, 울주, 울진 일부 핵발전소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국민들과, 장차 이 땅을 살아갈 우리 다음세대, 나아가 온 생태계와 연결된 중차대한 사안으로, 현재 우리 모두에게 그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경주의 지자체, 사회단체, 주민들에게도 감히 호소한다. 최근 한반도 전체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경주·포항 인근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빈발하고 있다. 월성핵발전소와 임시저장시설의 유지·건설로 인한 지역차원의 보상·지원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경주’가 더 현실적이고, 희망적이며 주변 지역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일 수 있지 않은가? 경주지역 뜻있는 주민들과 전국의 양심적인 시민들이 함께 이 현안을 지혜롭게 대처해 갈 수 있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2018. 2. 27

(가칭)고준위 핵폐기물 정책 대응 전국회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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