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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기고글)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해 노동자와 시민이 희생당하는 현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막아내자
올   린   이   울산 산추련 작 성  시 각  2020-09-29 오후 2: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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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인권운동연대 소식지에 기고했던 글 입니다.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해 노동자와 시민이 희생당하는 현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막아내자!

현미향(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들어보셨나요?
2006년부터 노동자들 사이에 ‘산재 사망은 기업에 의한 살인이다. 살인기업 처벌하라!’는 외침이 있었다. 매일 7명의 노동자가 퇴근하지 못하고 매년 2,40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업과 경영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만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 외침은 10년 가까이 소수의 외침으로 머물렀다. 2014년 4월 16일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의 실종된 세월호 참사(2015년 4월 기준)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는 생명과 안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대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산재사망에 대한 기업살인법 요구가 산재사망과 시민재해에 대해 기업과 정부의 책임을 엄격히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확장되었고 정의당 故 노회찬의원이 법안을 발의하게 되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선 단 한 번도 이 법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되지 못한 채 20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되었다.

21대 국회에선 반드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자는 의지로 221개 노동, 시민, 사회단체와 진보정당들이 모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를 구성하였고 故 노회찬의원이 발의했던 법안을 기본으로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쳐 법안도 마련하였다. 지난 7월 21일 울산에서도 25개 노동, 시민, 사회단체와 진보정당들이 참여하여 울산운동본부를 구성하고 제정 운동을 적극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법률안은 어떤 내용을 담았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정식 명칭은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법』 이다. 이 법률안은 13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업장뿐만 아니라 공중이용시설이나 공중교통수단 운영, 인체에 해로운 원료나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여 노동자나 시민을 사상케 한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공무원의 처벌을 규정해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법의 목적이다.

사업주나 법인, 기관의 경영책임자는 안전보건조치의무가 있으며 사업주나 법인, 기관이 하청을 주더라도 원, 하청 공동으로 안전보건조치의무가 있음을 명확히 하였다. 지금처럼 산재사망이나 시민재해 발생 시 업무를 담당했던 하급관리자나 개별 노동자에게 책임을 묻던 것을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 법인,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가장 핵심조항 중 하나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지금도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사업주가 안전조치와 보건조치를 위반하여 노동자가 사망했을 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조항이 있다. 하지만 2017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사업주가 받은 벌금 평균액은 525만원이었고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단 4건에 불과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상한은 있되 하한이 없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시 대부분 약식기소를 하거나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벌금형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하였다. 하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서는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사람이 사망할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하한형을 규정하고 있다. 법인에게도 중대재해 발생 시 책임을 물어 1억원 이상 2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경영책임자가 안전조건조치의무를 소홀히 하도록 지시하거나 이를 조장, 용인, 방치하는 조직문화가 있는 경우 전년도 매출액의 10분의 1 범위에서 벌금을 가중할 수 있도록 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공무원이 권한과 관련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재해 발생 시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상 3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규정하여 공무원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또, 사업주나 법인, 경영책임자 등이 고의 또는 중대과실로 중대재해 발생 시 법인 또는 기관에게 손해액의 10배 범위내에서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된다면 산재사망이나 시민재해에 대해 사업주, 경영책임자, 법인은 중대재해에 따른 엄중한 처벌을 피하기위해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다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산재사망과 시민재해는 줄어들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 실제 2007년 기업살인법을 제정한 영국은 2005년 산재사망만인율이 0.08에서 2014년 0.04로 줄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통해 권한이 있는 자에게 책임을 물어 기업이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실질적으로 실행하여 중대재해를 줄이고자 함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와 함께 활동하는 태안화력발전소 청년노동자 故 김용균노동자의 어머님 김미숙님이 대표로 청원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국민동의청원이 2020년 8월 26일부터 시작되었다. 국민동의청원은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30일동안 10만명의 국민의 동의를 받아 법안을 제출할 수 있다. 제출된 법안은 해당 위원회로 회부되어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부의하거나 폐기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민주노총이 전태일 3법(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함께 국민동의청원을 진행 중이다. 9월 18일 현재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은 99,000명을 넘겼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95,000명을 넘겨 무난히 국민동의청원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에서 법이 제정되기까지 과정이 남아있고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추구에 혈안이 되어 있는 기업이 반대와 정부와 국회의원들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법 제정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결국 노동자와 시민의 활동과 투쟁을 통해 법 제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울산운동본부는 울산지역 노동자의 산재사망 문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울산 동구의 현대중공업에선 1974년 창사이래 467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한 사업장에서 매년 10여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어이없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울산지역에선 매년 70여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산재로 사망하고 있고 이런 현실에 분노한다. 이 사회 어른임을 부끄럽게 했던 세월호사건과 2014년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등을 거치면서 시민재해에 대한 문제의식도 넓어졌다. 그래서 울산운동본부가 신속히 구성되었고 법안설명회, 토론회, 주1회 대시민선전전 진행 등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울산운동본부 소속 단위별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힘을 모으는 활동과 울산지역 중대재해 발생 시 공동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고민 중이다. 노동현장에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과 현장에서 노동자의 노동안전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들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안전하고 건강할 권리, 생명을 보호받을 권리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져야 할 기본권리이다. 더 이상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해 노동자와 시민이 희생당하는 불의한 현실이 반복되지 않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온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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