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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울산시민연대 기고글] 누구나 안녕한 세상을 향한 큰걸음
올   린   이   울산 산추련 작 성  시 각  2021-06-24 오후 12: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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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안녕한 세상을 향한 큰 걸음,
중대재해 처벌법 제정의 의미와 과제

현미향(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사무국장)

노동자와 시민의 요구로 중대재해 처벌법 제정되다.
2021년 1월 8일 중대재해는 기업의 범죄임을 분명히 한 중대재해 처벌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었다. 매일 7명의 노동자가 퇴근하지 못하고 매년 2,400명이 퇴근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산재 사망의 심각성을 제기하며 2007년부터 기업살인법 제정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하지만 노동계의 목소리는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되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사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노동자와 시민은 2020년 9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10만 국민입법 동의 청원을 통해 법안을 발의하게 되었다.

산업재해, 시민재해, 제조물 책임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노동자 시민 발의 법안은 하나하나 조항마다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을 잃으면서 눈물과 고통 속에서 중대재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지가 담겨져 만들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를 거치면서 중대재해 처벌법은 반쪽 누더기로 변하였다. 여전히 사람의 생명보다 이윤추구가 우선인 경영계의 집요한 요구가 반영되면서 중대재해 처벌법은 시행도 되기 전 개정 투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중대재해 처벌법 목적과 주요 내용
중대재해 처벌법은 사업, 또는 사업장,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수단을 운영하거나 인체에 해로운 원료나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하여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함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중대산업재해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이내 3명 이상 발생한 경우에 해당된다. 중대시민재해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 동일한 원인으로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경우에 해당된다.

중대재해 처벌법은 사업주, 경영책임자, 법인에게 안전보건확보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사업주, 경영책임자, 법인은 사업장의 종사자나 이용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의무를 다해야 한다. 도급, 용역, 위탁 등 다양한 계약형식과 무관하게 하청노동자나 특수고용노동자 등을 사용하는 원청 사업주에게 안전보건확보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처벌한다. 중대사망재해 발생 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법인에게 50억 이하의 벌금 처벌조항을 두고 있다.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안전보건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를 입은 사람에게 손해액의 5배 이내에서 배상책임을 지는 징벌적 손해배상도 도입되었다.

중대재해 처벌법, 무엇이 문제인가?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의무를 두고 중대재해 발생 시 엄중 처벌하는 중대재해 처벌법 제정은 매번 말단 관리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솜방망이 처벌로 면피하던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규정을 정했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애초 노동자 시민이 발의한 법안이 상당히 후퇴되면서 여러 문제점도 담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중대재해 처벌법이 영세사업장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차별하는 차별법이란 문제다. 중대재해 처벌법은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우리나라 중대재해 35% 정도가 발생하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을 적용에서 제외하고 중대재해 40% 정도가 발생하는 5인 이상 49인 미만 사업장은 3년간 적용을 유예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졌다. 또, 각종 시설에 대한 인허가 권한과 관리 감독 권한을 갖고있는 공무원에 대한 처벌이 통째로 삭제됐으며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의무 위반을 추정할 수 있는 인과관계 추정 조항도 전면 삭제되었다. 심지어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법’이란 애초의 이름도 책임 대상을 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로 수정되었다. 이런 이유로 중대재해 처벌법은 제정과 동시에 개정 투쟁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윤은 추구하되 노동자 시민의 생명 보호는 관심 없는 경영계
중대재해 처벌법 제정 후 경총과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단체는 3월 25일 중대재해 처벌법 수정 입법안을 제출하고 4월 13일 시행령 관련 경제계 공동입장을 제출하였다. 경영계는 중대재해 처벌법이 과잉입법이라 주장하며 중대재해 범위를 좁히고 경영책임자의 책임 조항을 안전보건 관리책임자를 신설하여 책임을 떠넘기려 하며 원청의 의미와 책임을 축소하고 처벌조항을 완화하려는 집요한 노력을 하고 있다. 산재 사망, 세월호 등 시민재해, 가습기 살균제 등 제조물에 의한 인명피해 등의 문제가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매번 반복되어왔으나 경영계는 여전히 과거처럼 이윤추구는 하되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전국민적 지지 속에 제정된 중대재해 처벌법 제정 취지를 원천적으로 훼손하고 무력화하려는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문제이다.

누구나 안녕한 세상을 향해
올해 울산지역에선 11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하여 12명의 노동자가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울산지역 중대재해는 정규직/비정규직/일용직 등 노동자의 지위를 가리지 않았고 제조업/건설업/화물운송/관급공사 등 업종을 가리지 않았으며 대기업/중소기업/영세사업장 등 고용 규모를 가리지 않고 빈발했다. 중대재해 처벌법이 제정되어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노동 현장은 변한 것이 없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 공중이용시설, 공중교통수단, 제조물 취급과정 역시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헌법 32조는 모든 국민은 노동의 권리를 가지며 노동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하고 있다. 생명을 보호받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출발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온전히 보장돼야 한다. 자본의 이윤추구 앞에 더는 산업재해, 시민재해, 제조물 취급으로 생명을 잃는 노동자 시민이 생겨선 안 된다. 누구나 안녕한 세상을 향한 큰 걸음. 그 열망을 담고 탄생한 중대재해 처벌법은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임무를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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